한창 개발교육을 받던 2021년 10월경,
프로젝트 시연을 며칠 앞두고 맥북 전원이 들어오지 않는 사태가 벌어졌다.
단순히 일시적인 오류라고 생각했었지만 오랜 시간 전혀 켜지지가 않자 '설마...'하는 심정으로
공식 수리점, 사설 수리점을 돌아본 결과 CPU가 타버려서 수리가 불가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공식 수리점은 왜 고장났는지 원인도 모른채 공임비 4만원 가량이 지출되었고 사설이 오히려 무료로 원인까지 알 수 있었다.
맥북이 고장났다면 사설부터 가라...)
로직보드 교체가 80만원 이란다.(공식 수리점)
30만원까지는 수리비로 낼 생각이 있었는데 80만원은 너무 비싸서 그냥 포기했었다.
내 맥북은 2017년 맥북프로 고급형이었다. 당시에 M1맥북이 출시되어 중고가가 한창 하락해서 2017맥북프로의 시세는 120만원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어차피 컴퓨터는 써야하고 결국 다른 윈도우 노트북을 구매하게 되었다.
너무 아쉬웠다. 개발할 때 2017 맥북프로 나비식 키보드의 키감과 크기가 내 손에 너무 잘 맞았기 때문에 그 손맛을 잊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아까운 마음에 버리지 않고 가지고 있었는데 문득 해외에서 부품을 따로따로 파는 것을 본 게 기억이 났다.
중국이 싸지 않을까? 찾아보니 똑같은 사양의 로직보드만 60만원 이상이었다.
완제품 중고값이 70~80만원이라서 로직보드 값이 20~30만원 가량이 아니라면 메리트가 없는 상황.
엔저인 지금 이 시기를 이용해서 일본 매물을 찾아보니 야후 옥션에 디스플레이 고장난 맥북이 2000엔(약 2만원) 경매에 부쳐지고 있어서 이거다!!하고 입찰했더니만

30만원까지만 되어도 계속 입찰하려고 했지만 경매 마지막날 60만원까지 올라서 구매 실패
한창을 찾아보던 중 이베이에서 약 130~150달러 사이에 로직보드를 팔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찾았다!!
미국 해외배송인데 중국보다 싸다니 ..!!
not working, parts only 등의 부품용 로직보드를 제외하고 작동하는 used, seller refurbish 같은 것만 추려보니 약 25만원에 로직보드를 구매할 수 있었다.
문득 제대로 된 것인지 의구심이 들어 검색해보니 해외에서 부품을 사서 자가수리를 했다는 후기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선례가 없는 것인가...? 한 일주일을 찾아보고 현지 판매자에게 문의하면서 결국 큰 맘 먹고 구매를 진행했다.
다행히 옥션에서 이베이와 연동해서 구매를 할 수 있어서 쿠폰할인을 조금 받아서 약 23만원에 살 수 있었다.
결제하고 이틀 정도 지나니 해외배송 트래킹을 할 수 있었다.

트래킹에 뜬 지역이름을 검색해서 지도를 보니 미국 서부에서 동부 포틀랜드 공항까지 그 넓은 땅덩어리를 횡단하며 달려오고 있는 로직보드...

땅이 얼마나 넓으면 꼬박 4일이 걸려서 해외물류센터까지 도착했다.
땅이 넓으면 배송도 새롭게 느껴지는구나...
정말로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는데 드디어 로직보드가 비행기를 탄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너무 기대됐다 다시 맥북을 쓸 수 있다는 기대감...!
그리고 드디어 우체국 택배로 온 로직보드

집에 오자마자 바로 맥북을 들어내고 조립을 시작했다.
진짜 얼마나 괴랄하게 되어있는 메인보드 구조인지...
얇게 만들기 위해서 정말 오밀조밀 섬세하게 설계해서 우겨넣은 구조 같았다.
분해는 유튜브를 참고해서 했다. 이런 사람들이 있어서 너무 다행이다 ㅠㅠ
https://www.youtube.com/watch?v=iz3L2K7F04U


열심히 드라이버 돌려서 조립을 마쳤다.
그리고 정말 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 제발... 켜져야 해...

성공이다. 이제 마무리만 하면 된다...!
다행이 모든 게 잘 작동 되었고 다른 설정을 마치고 잠금 설정을 하려는 순간

이상하게 Touch ID가 계속 안되는 것이다

아...불량인가..? 터치아이디에 해당하는 로직보드 포트를 계속 분해조립하면서 고치는데 안되는 것이다.
빅서에서 터치아이디 불량현상이 있다고 해서 최신OS로 업데이트 해봐도,
복구 모드 등 온갖 조치를 취해도 안돼서
얼마나 기다렸는데...반품해야하나? 생각하던 중
애플의 T1 보안칩 때문에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애플의 터치아이디는 로직보드와 1:1 로 이어져 있어 무조건 처음 1:1 연결된 하드웨어에서만 작동한다고 한다...
즉 로직보드만 바꾸는 게 아니라 터치아이디가 탑재 된 전원버튼도 함께 바꿔야한다는 것이었다.
포트나 선이 고장난 게 아니라 하드웨어 내부의 매치가 안 맞아서 보안상 작동 안하는 거였다.
이걸 몰랐다. 보안칩의 존재는 알고 있었는데 이런 식으로 작동하는 거였다니
어쩐지 이베이에서 전원버튼을 같이 동봉해서 파는 물건이 있더라니...
이걸 알았다면 조금 더 주고 전원버튼이 같이 있는 것을 샀을 것 같다.
.....
그런데 한가지 이득인 부분은 CPU가 CTO된 버전이 잘못 온 것 같았다.
원래 내 맥북이 2.9GHz의 고급형이라서 2.9GHz 보드를 주문했는데
이번에 온 로직보드는 2017 맥북프로 고급형 업그레이드인 3.1GHz인 것이다. (핵이득..!)
+ 나의 착각이었다 3.1GHz를 주문했더라 ㅋ

혹시 저장공간도 1테라...?! 하면서 기대하며 확인했지만 512GB였다 ^^
터치아이디를 못 쓰는 건 너무 아쉽지만 그거 하나 외에는 CPU도 한단계 높은 것이 왔고 다 잘 작동하니까 위안삼게 됐다.
이번에 로직보드 교체하면서 보니 배터리가 부풀어 있던데 다음엔 배터리를 교체해봐야겠다.
이제 로직, 파이널컷을 쓸 수 있고
윈도우에서는 되지 않았던 플러터 ios 시뮬레이터를 돌릴 수 있다..! 매우 기대가 된다.
이제 다시 스타벅스 들어갈 수 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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