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클로드 코드를 사용하면서 생산성이 부쩍 좋아졌다.
하나하나 손코딩으로 했던 반복작업이나 귀찮은 작업들을 진행할때 정말 빠르고 좋다.
그런데 아무리 세세하게 지시를 했어도 내가 클래스들을 다 만드는 게 아니다 보니 인지적인 부채가 쌓이게 된다.
기능을 먼저 보고 코드가 어떻게 작성이 되었는지를 나중에 봐야한다는 것이다.
특히나 복잡하게 객체 지향적으로 구성이 되어있다면 더더욱 그렇다.
예전에는 코딩에 8, 디버깅에 2를 사용했다면
현재에는 코딩에2, 디버깅에 8을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것이 비용이 된다고 말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런데 나는 조금 다른 생각도 들었다.
이 인지적 부채가 생기는 영역이 더욱 low level의 영역으로 들어가 신경쓸 필요가 없는 영역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잘 만들어진 도구를 사용하는 것은 인지적, 기술적 부채에 해당할까?
디자이너가 포토샵이라는 툴을 사용할 때, 사진의 모자이크가 어떤 알고리즘으로 동작하는지, 색보정이 어떤 수학적 원리로 구현되어 있는지 모른다고 해서 그게 기술적 부채가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포토샵 안의 생성형 Ai와 비교해야 맞겠지만 이해하기 쉬운 예시를 위해)
내가 객체지향언어를 사용할 때에도 그렇다. 자바를 사용할 때에 바이트코드로 컴파일되며..가비지 콜렉터라는 게 돌아간다 라는 개념적인 것만 알지 가비지 콜렉터가 C++로 만들어져있으며.. 포인터를 참조하여..스레드 동기화 락 구조가 어쩌고..이런 내용은 잘 모른다.
오히려 이 언어적 특성을 이용해서 내가 너무 static을 남발하지는 않았는지, 거기서 메모리 누수의 가능성은 없는지를 최대한 고려해서 진행할 뿐이다.
라이브러리를 사용할 때에도 마찬가지..잘 만들어진 도구를 가져와서 사용하는 것이 인지적 부채에 해당하지 않는다.
오히려 라이브러리를 새로이 개발할 때 .. 라이브러리가 무엇으로 어떻게 구성되어있는지 모르는 것이 인지적 부채에 해당한다.
그리고 이런 걸 모두 알려고 할때는 인지적 과부하가 온다.
그러면 왜 Ai는 문제가 되는 걸까..
앞서 얘기한 모자이크나 가비지 콜렉터는 결정론적 알고리즘이고 ai는 확률적 알고리즘이다.
LLM모델은 확률기반 모델이고 같은 프롬프트에도 매번 생성되는 결과물이 다르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결정론적 알고리즘은 언제나 같은 결과를 낸다. 컴파일러도 마찬가지다.
오랜시간 많은 사람들에게 쓰이면서 신뢰가 누적된 컴파일러가 틀렸을 가능성을 디버깅 후보에 넣는 개발자는 없다.
반면 AI는 같은 지시에도 매번 다른 구조를 내놓기 때문에, 신뢰가 누적되지 않고 매번 다시 검증해야 한다.
또.. 예시를 든 포토샵과 바이브코딩이 다른 점은 결정하는 주체가 다르다.
포토샵은 디자이너의 결정을 실행할 뿐이다. 어디를 얼마나 블러할지는 사람이 정한다.
반면 클로드 코드는 클래스 구조, 추상화 수준, 책임 분리 같은 설계 결정 자체를 대신 내린다.
내가 느낀 부채도 도구의 내부를 몰라서가 아니라, 생성된 결과물 안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졌는지 몰라서 생긴 것이다.
포토샵의 알고리즘은 도구의 내부지만, AI가 짠 클래스 구조는 내 결과물의 내부다.
글을 쓰다 발견한 재밌는 지점..요즘 포토샵의 생성형 AI도 도구가 창작의 결정을 내리지만 비교적 부채가 되지 않는 이유는 결과가 눈에
바로 보이고 그것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는 사진,이미지에 웹개발처럼 내부적으로 동시성 버그가 있는지 병목/효율문제는 없는지를 신경 쓸 필요가 없기에..
코드의 정확성은 잠재적이다. 화면에서 기능이 돌아가는 걸 봐도 동시성 버그나 엣지 케이스는 보이지 않는다.
그 안 보이는 부분이 문제를 일으킬 때.. 코드를 모른다는 사실이 비로소 비용으로 청구된다.
Ai를 사용해서 나온 인지적 부채의 문제가 사라지는 날이 올까?
애초에 확률기반인 AI가 결정론적 알고리즘처럼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올까? 가늠하기 어렵지만 발전속도를 보면 올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든다.
장애가 났을 때 코드를 보는 게 아니라 프롬프트와 테스트를 보게 되는 시대.(구글의 안티그래비티가 ide를 없애버린 것처럼)
코드의 검증이 이미지를 보듯 즉각적이 되는 시대..
그때 비로소 코드는 어셈블리처럼, 알고리즘을 모르는 디자이너의 포토샵처럼, 컴퓨터과학의 지식 개념으로만 남게 되지 않을까싶다.
이미 포토샵 없이 프롬프트만으로 사진을 편집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 포토샵의 레이어와 마스크는 벌써 '몰라도 되는 층'이 되었다. 코드에게도 같은 미래가 오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 물론 그 미래가 오기까지는 이 툴들이 있어야겠지만 말이다.
그때까지 나는 코딩 2, 디버깅 8의 시대를 살아야한다..
내가 태어날 때부터 컴퓨터라는 개념이 있었어서 마치 모국어처럼 익숙하고 늘 함께하는 존재같은데
AI는 상용화의 시작점부터 보고 있고 그 변화가 너무나 빠른 이 시대의 나는 처음부터의 네이티브가 아니고 적응하는 과도기를 겪고 있다.
이 과정들이 시대를 지나오는 통행료 같은 느낌인데.. 이것도 다 비용이 아닐까?
기계어 사용이 역사로 남은 것 처럼 AI의 신뢰 수준이 올라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 또 이 발전속도면 얼마나 빨리 올지 모르겠다.
어차피 언젠가는 지금의 내가 arm과 x86의 명령어 집합을 몰라도 되는 것처럼 이 인지적 부채라는 지점이 그냥 알아야할 필수 개념 지식 정도로 남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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